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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정원 가을밤의 클래식 공연 음향렌탈 후기 수일미디어

SILM 2025. 9. 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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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까지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나는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제발, 비만 그쳐라. 옥상 공연인데 비 오면 어쩌라고…” 그런데 당일 아침, 거짓말처럼 하늘이 환하게 열렸다. 햇볕은 강하고 하늘은 파랬다. 그래, 이런 게 바로 운수대통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건 그저 시작일 뿐이었다.

일찍 도착해 주차부터 시작했는데, 건물 주차장이란 게… 차라리 퍼즐 맞추기였다. 좁고 답답한 공간에 간신히 차를 우겨넣고 올라가니, 이번 무대는 영등포의 오래된 유명 병원 옥상정원. 이름만 들으면 낭만적인데, 현실은 “아, 생각보다 좁네?”였다. 여기에 음향 장비 다 풀어놓고, 스피커 두 대 세우고, 케이블 연결하려니 벌써 땀이 줄줄 흘렀다.

행사 준비가 혼자 하는 일이니, 사실상 1시간짜리 공연에도 최소 3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그래야 땀을 ‘적당히’ 흘리면서 준비를 끝낼 수 있다. 하지만 이 날은 그런 계산이 소용없었다. 무대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채, 관계자들은 우왕좌왕. “가로로 할까요? 세로로 할까요?” 하는 와중에 한 관계자가 “가로로 합시다!”라고 해서 부랴부랴 세팅했는데, 연주자분들이 도착하자마자 “아, 저희는 세로로 할게요.”라고 하신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래도 웃으며 “네, 알겠습니다” 하고 다시 케이블 다 걷어내고, 방향을 바꿔 재세팅했다. 속으로는 “아놔…”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른다.

소프라노 가수님은 다정하게 다가와 “저희 공연 많아요~ 앞으로도 같이 해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겉으로는 미소만 지었지만 속으로는 “앗싸, 단골 생기나?”라는 희망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PA 점검도 끝내지 못했는데 연주자들이 알아서 리허설에 들어가 버렸다. 나는 마이크 테스트를 할 수도 없고, 그저 헤드폰으로 소리만 슬쩍 확인했다. 제대로 테스트도 못 했는데 벌써 본 리허설이라니… 시작도 전에 진이 빠졌다.

관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내 손은 아직 케이블 위를 기어다니고 있었다. 그때 소프라노분께서 “소리 너무 좋아요~”라고 하셨는데, 사실 난 제대로 소리를 잡지도 못한 상태였다. 그 말이 칭찬인지, 위로인지, 혹은 ‘이 정도면 됐다’는 선언인지 알 수 없었다.

바리톤 가수는 조금 늦게 등장했는데, 목소리 크기가 장난 아니었다. 마이크가 필요 없는 수준. ‘아, 이 분은 그냥 성량만으로 스피커다’ 싶었다. 병원장님의 축사와 함께 공연은 시작됐다. 나는 속으로 빌었다. “제발 사고만 없게 해주세요.”

하지만 사고는 역시 찾아왔다. 바리톤 솔로 중 소리가 뚝 끊겨 버린 것.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나는 믹서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때 소프라노분이 옆에서 “감독님, 마이크 바꿨어요!”라고 알려주셨다. 아니, 제발 미리 말 좀 해주시면 안 되나요? 내 잘못이기도 했다. 무대 위를 보지 않고 믹서만 붙잡고 있었으니.

옥상 공연은 또 다른 복병이 있었다. 바람은 왜 그렇게 불어대는지, 그리고 실외기 소음은 또 왜 그렇게 큰지. 다이내믹 마이크가 실외기 팬 소리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순간, ‘아, 이게 바로 옥상 공연의 매력인가’ 싶었다.

마지막 곡이 끝나자 관객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단 20분 만에 텅 빈 옥상에 나 혼자 남았다. 그런데 해는 이미 지고 있었고, 옥상은 순식간에 암흑으로 변했다. 나는 어둠 속에서 케이블과 스탠드, 스피커를 끙끙대며 챙겼다. ‘다음엔 헤드랜턴을 꼭 사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이런 공연은 사실 나 말고도 다른 음향업체가 얼마든지 맡을 수 있다. 음향렌탈 시장은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다. 그래도 불러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할 뿐이다. 수익은? 차비 빼면 남는 게 거의 없다. 하지만 집에 가는 길에 아이들 과자 한 봉지라도 사주려면 오늘도 뛰어야 한다. 문제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호 단속 카메라에 찍힌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갔다는 것. 만약 맞다면 오늘 하루는 완전히 ‘적자’다.

집에 와서 짐을 다시 내리고 나니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손목이며 손가락까지 쑤셨다. 이 일을 오래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런데도 또다시 아쉬움이 남았다. 제대로 테스트할 시간만 있었어도, 조금만 더 신경 썼어도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었을 텐데. 이 아쉬움이 결국 나를 다시 현장으로 불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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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땀과 실외기 소음, 그리고 ‘아놔’의 연속이었던 옥상 공연 일정이었다.

 

 

혹시 서울·경기·인천 어디든 소규모 공연이나 행사를 준비하시면서 ‘가성비 음향’을 찾으신다면, 언제든 수일미디어를 불러주시길. 국내 최저가는 아니지만, 최소한 웃프게라도 열심히 뛰는 사람 한 명은 책임지고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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